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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독서 결산(+책 추천)

청깨굴이 2024. 1. 3. 02:23

 
 

2023년 청깨굴이의 독서 결산

 

2023년 한 해는 살기 위해 책을 읽은 것 같다.
새로운 직장에 자리를 잡으며 심적으로 혼란스러운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내 마음을 다스리려고 책을 읽었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책 속에서 당시의 나에게 꼭 필요했던 문구를 발견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독서에 재미가 들려 이북리더기를 구매했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책 읽는 시간이 늘었다.
 
그래서 해보는 2023년 독서 결산
 


2023년 독서 결산
연번제목지은이완독날짜분류기타
1모든 계절이 유서였다안리타23.01.05.에세이종이책
2사두, 사두, 사두주제23.01.13.에세이종이책
3아무튼, 잠정희재23.02.07.에세이종이책
4낮술하라다 히카23.02.18.소설종이책
5H마트에서 울다미셸자우너23.04.05.에세이종이책
6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나종호23.04.13.에세이종이책
7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룰루 밀러23.06.10.에세이e북
8맡겨진 소녀클레이 키건23.06.24.소설e북
9만조를 기다리며조예은23.08.16.소설종이책
10실은 아주 작은 불안이었어백수민23.08.19.에세이종이책
11바다거북 수프를 끓이자미야시타 나츠23.08.20.에세이종이책
12내게 무해한 사람최은영23.08.25.소설종이책
13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심채경23.08.28.에세이종이책
14칵테일, 러브, 좀비조예은23.09.01.소설종이책
15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양귀자23.09.08.소설종이책
16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알랭 드 보통23.09.20.소설종이책
17아홉수 가위범유진23.09.21.소설종이책
18취미는 사생활장진영23.10.05.소설종이책
19모국어는 차라리 침묵목정원23.10.09.에세이종이책
20파과구병모23.10.15.소설종이책
21알래스카 한의원이소영23.10.19.소설e북
22구의 증명최진영23.10.28.소설e북
23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간다유성호23.10.30.인문학e북
24친애하는 나의 민원인장명원23.11.03.에세이e북
25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23.11.23.에세이종이책
26단 한 사람최진영23.12.21.소설e북
27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수 클리볼드23.12.22.에세이종이책
28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애거서 크리스티23.12.31.소설e북

 
 
나는 2023년 한 해 동안 총 28권의 책을 읽었다.
 
 
Q. 책을 가장 많이 읽은 달은?
 
8월에  5권, 10월엔 6권의 책을 읽었다.
 
8월에는 내 취향에 꼭 들어맞는 책방을 알게 되었다.
책을 사랑하는 책방 사장님께 책을 여러 권 추천받다보니 자연스레 읽는 양이 늘었다.
또, 8월에 여기저기 휴가를 다니면서 그 이동시간에나 휴식시간에 책 읽는 시간이 많았다.
 
10월엔 이북리더기를 구매하고 여러 권의 책을 읽었다.
새로운 기계에 대한 흥미가 독서 시간을 늘리는 데 영향을 준 것이었다.
 
 
 
Q. 가장 즐겨 읽은 책 장르는?
 
에세이가 13권, 소설이 14권이다.
전부터 에세이를 통해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있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구나'
를 깨달으며 동기를 얻기도, 위로를 받기도, 영감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여전히 에세이는 내 최애 장르 중 하나.
 
의외로 소설을 잘 읽지 않는 편이었는데,
위에서도 언급했듯 좋아하는 책방이 생기고 그 책방 사장님이 소설을 사랑하시는 분이시다 보니
소설 위주로 추천을 받아 읽다보니 그 권수가 늘었다.
책방 사장님을 통해 우리나라 작가들에 대해서도 알게 됐고, 그 중 최애 작가가 생기기도 했다.
현재 내 최애작가는 양귀자와 최은영 작가이다.
읽으려고 대기중인 책 몇 권 있음!
 
의외로 인문학 책을 읽지 않은 것이 놀라웠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옆에도 인문학 책이 네 권이나 꽂혀 있는데
완독하지 못한 것이다ㅎ
아무래도 위로를 받고자 하는 의도로 책을 가까이 하다보니
정보가가 있는 책들이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았던 것 같다.
알고싶은 것들이 아주 많으니 2024년에는 인문학 책에 좀 더 손을 뻗어보아야겠다.
 
 
 
Q. 2023년 읽은 책 중 최고의 책 3권은?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1999년 4월, 미국 콜럼바인고등학교의 졸업반 학생 두 명이 특별한 이유 없이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같은 학교 학생과 교사 13명을 죽이고 24명에게 부상을 입힌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인 이 총격 사건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이들이었기에 사회적인 파장이 더욱 컸으며, 그 후로 이 사건을 모방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할 정도로 영향이 컸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는 사건 발생 17년 후 가해자 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가 쓴 책으로, 딜런 클리볼드가 태어나서 사건을 벌이기까지의 17년, 또 사건 발생 후 17년, 총 34년간의 일을 정리하고 있다. 사건의 발생 이유, 사건을 벌인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해자 가족들이 겪은 생각과 감정들이 솔직하게 정리되어 있다. 책은 아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것이 아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근원적인 폭력성과 마주한 인간이 그것을 이해하고 설명하고 또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쓴 책이다. 인간의 폭력성에 대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차갑게 고발하는 여타의 책과 달리, 바탕에 부정할 수 없는 ‘사랑’을 깔고 있는 ‘어머니’가 써내려간 글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독특하고 설득력 있다.
저자
수 클리볼드
출판
반비
출판일
2016.07.15

 

첫 번째로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꼽고 싶다.
이 책은 콜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의 가해자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가 지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가해자인 아들을 자살로 잃은 엄마가 경험하는 사회적, 심리적 타격을 생생하게 간접경험할 수 있었고,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가해자의 가족, 자살 가족에 대한 편견을 깨닫고 반성하기도 했다.
또한 정신건강(저자는 뇌건강이라는 용어를 쓰고자 했다)과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이의 부모로써, 선생님으로써 또는 상담가로써
아동청소년을 마주할 때 위험신호를 놓치지 않아야함을 강조한다.
 
나의 무지함을 일깨우고 내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이 넓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
고통의 과정 속에서도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큰 용기내어 이 책을 내어준 작가님께 무
한한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싶다.
 

파과
한국 소설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60대 여성 킬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여성 서사를 써내려가며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구병모의 소설 『파과』를 다시 만나본다. 40여 년간 날카롭고 냉혹하게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爪角)’. 한때 ‘손톱’으로 불리던 그녀는 40여 년간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으며, 날카롭고 빈틈없는 깔끔한 마무리로 방역 작업을 처리해왔다. 하지만 몸도 기억도 예전 같지 않게 삐걱거리면서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고 평생을 되뇌어온 조각의 마음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버려진 늙은 개를 데려다 키우는가 하면, 청부 살인 의뢰인의 눈에서 슬픔과 공허를 발견한다. 삶의 희로애락을 외면하고 살아온 조각의 눈에 타인의 고통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연민으로 조각의 마음에 온기가 스며드는데…….
저자
구병모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18.04.16

 

다음으로 추천하는 책은 <파과>이다.
내 첫 구병모 작가 책은 '바늘과 가죽의 시'였는데,
구병모작가 특유의 긴 호흡이 나에게는 너무 맞지 않았다...
겨우겨우 한 권을 끝내고는 다신 구병모 작가의 책을 찾지 않으리라 다짐 했는데,
친구의 끈질긴 추천과 나의 큰 신뢰를 얻고계신 책방사장님의 추천으로 이 책을 구매하게 됐고,
첫 장을 읽자마자 '대박' 소리를 내지르며 순식간에 한 권을 다 읽어버렸다.
 
넷플릭스 '마이네임'이나 '킬복순' 류의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이 책을 순식간에 읽어버리게 될 것이니 도전해보시길 바란다.
 

내게 무해한 사람
《쇼코의 미소》 이후 2년 만에 펴내는 최은영의 두 번째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 2년 동안 한 계절도 쉬지 않고 꾸준히 소설을 발표하며 자신을 향한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에 소설로써 응답해 온 저자가 일곱 편의 중단편소설을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매만지며 퇴고해 엮어낸 소설집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된 어떤 진실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 과거를 불러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사랑에 빠지기 전의 삶이 가난하게 느껴질 정도로 상대에게 몰두했지만 결국 자신의 욕심과 위선으로 이별하게 된 지난 시절을 뼈아프게 되돌아보는 레즈비언 커플의 연애담을 그린, 2017 젊은작가상 수상작 《그 여름》과 악착같이 싸우면서, 가끔은 서로를 이해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낸 두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 《지나가는 밤》 등의 작품이 담겨 있다.
저자
최은영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9.06.20

 
마지막으론 내 최애 작가의 책인 <내게 무해한 사람>을 추천하고 싶다.
최은영 작가는 정말 사람의 심리를 세밀하게 읽어내고 묘사하는 사람인 것 같다.
 
특히 최은영 작가의 책에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데,
그래서 더욱 한 문장에 눈물짓고 한 문장에 위로를 받게 되는 것 같다.
여러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 책은 어느 에피소드도 버릴 것이 없으니,
위로가 필요할 때, 외로운 마음이 들 때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읽은 책 정리하려니 막상 귀찮은 마음이 들어서
조금만 정리하고 자려했더니
생각보다 과정이 재밌고, 지난 1년이 스쳐지나가는 듯 해 감상에 젖다보니
벌써 새벽 2시다.
 

 
2024년에 읽혀지길 기다리고 있는 책들이 이만큼...
사실 사진에 나와있는 것 보다 10권 정도 더 있는데...
음... 부디 새로운 책을 사기 전에 이 책들을 먼저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며ㅎ
 
2024년에도 어려움이 생기면 책으로 잘 헤쳐나가보자고 다짐해본다.